No.007 DURATION 채권 어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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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 성장주 기사 상
난이도
중급
커버리지 개시
2026.08.18

한 줄 요약 — 듀레이션은 "몇 년 남았나"가 아니라 "금리가 움직이면 얼마나 아픈가"의 척도. 듀레이션 5인 채권은 금리가 100bp 오를 때 가격이 대략 5% 떨어집니다.

Duration — 만기가 아니라 금리 민감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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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기사에서 "포트폴리오 듀레이션 7년"이라는 문장을 만나면, 7년 뒤에 만기가 돌아온다는 말로 읽기 쉽습니다. 아닙니다. duration(듀레이션)은 만기(maturity)가 아니라 금리 민감도의 지표입니다. 숫자의 실전적 의미는 간단합니다 — 듀레이션이 D라면, 금리가 100bp(1%포인트) 움직일 때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약 D% 움직입니다.

왜 '기간'처럼 생겼나

출발점이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맥컬리 듀레이션(Macaulay duration)은 이자와 원금을 받는 각 시점을, 그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무게로 삼아 평균한 값입니다. 시점을 평균했으니 단위도 '년'입니다. 이름은 1938년 이 척도를 제시한 경제학자 프레더릭 맥컬리에게서 왔습니다. 만기 전에 이자가 들어오는 이표채라면 이 평균 시점은 만기보다 앞에 찍힙니다. 아래 표에서 30년물이 15년 남짓으로 나오는 이유이고, 이자를 한 번도 주지 않는 30년 무이표채라면 30년이 그대로 나옵니다.

그런데 시장이 알고 싶은 것은 "평균 몇 년 뒤에 돈이 들어오나"가 아니라 "금리가 1%포인트 움직이면 가격이 몇 % 움직이나"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는 숫자가 수정 듀레이션(modified duration)이고, 맥컬리 듀레이션을 (1 + 기간당 수익률)로 나누면 얻어집니다.

수정 듀레이션 = 맥컬리 듀레이션 ÷ (1 + y/k)
가격 변화율 ≈ −수정 듀레이션 × 수익률 변화(%p)

y는 만기수익률, k는 연간 이자 지급 횟수입니다(미 국채는 반기 지급이라 k = 2). 수익률 5% 안팎에서는 두 값의 차이가 2~3%에 그쳐, 10년물이면 맥컬리 7.93년, 수정 7.73입니다. 기사가 어느 쪽인지 밝히지 않고 "듀레이션 7"이라고만 써도 어림셈에 지장이 없는 이유입니다.

콜러블 회사채나 MBS처럼 옵션이 붙은 채권은 금리에 따라 현금흐름 자체가 바뀌므로, 금리를 위아래로 흔들어 가격을 다시 계산한 유효 듀레이션(effective duration)을 씁니다. 채권 ETF 팩트시트에 찍히는 듀레이션도 이 값인 경우가 많으니 비교할 때는 정의부터 맞춰야 합니다. 어느 정의든 듀레이션으로 구한 가격 변화는 다른 조건이 같고 수익률이 작게 움직일 때의 1차 근사입니다.

"With a duration of about six, the fund stands to lose roughly 3% if yields rise 50bp."

듀레이션이 약 6이므로, 금리가 50bp 오르면 이 펀드는 대략 3%의 손실을 보게 된다.

계산은 곱셈 하나입니다: 6 × 0.50%p = 3%. 이 어림셈(근사치)이 듀레이션이라는 단어의 실전 용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숫자로 보기: 2026년 9월 25일 미 국채

공식을 지금 금리에 대입해 봅니다. 미 재무부가 매일 고시하는 국채 par yield(가격이 정확히 액면가가 되는 채권을 가정해 환산한 수익률)에서 9월 25일 값을 가져와, 그 수익률을 쿠폰으로 주는 반기 이표 액면가 채권을 가정하고 계산했습니다.

만기수익률맥컬리 듀레이션수정 듀레이션±25bp 시 가격 변화±100bp 시 가격 변화
2년4.81%1.93년1.89−0.47% / +0.47%−1.89% / +1.89%
10년5.17%7.93년7.73−1.93% / +1.93%−7.73% / +7.73%
30년5.49%15.03년14.63−3.66% / +3.66%−14.63% / +14.63%

가격 칸(금리 상승 시 / 하락 시)은 −수정 듀레이션 × 금리 변화로 구한 어림값입니다. 가격 곡선의 휘어짐(컨벡시티)을 무시한 1차 근사라서 오르내림이 대칭입니다. 가격을 처음부터 다시 계산하면 30년물은 +100bp에서 −13.14%, −100bp에서 +16.39%로, 손실은 어림값보다 작고 이익은 큽니다. 25bp 변동에서는 그 차이가 30년물도 0.1%p 안팎에 그칩니다. 움직임이 클수록 컨벡시티 보정이 필요하고, 그 오차의 정체는 테일러 전개 편에서 한 줄씩 유도했습니다.

운용의 동사: extend와 shorten

듀레이션은 상태가 아니라 조절하는 대상입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 듀레이션을 늘려 (extend duration) 가격 상승을 크게 먹고, 인상이 두려우면 줄입니다 (shorten duration). 그래서 이 두 동사는 채권 하우스뷰의 결론 문장에 등장합니다. 형용사형 long duration / short duration은 포지션의 상태를, duration risk는 금리 변동에 노출된 위험 자체를 가리킵니다.

"We extended duration ahead of the easing cycle, favoring the long end of the curve."

완화 사이클에 앞서 듀레이션을 확대했고, 커브의 장기 구간을 선호한다.

the long end(장기물 구간) / the short end(단기물 구간)도 세트로 익혀 두면 커브 코멘트가 통째로 읽힙니다.

실무에서는 이 결정을 벤치마크 대비로 말합니다. Bloomberg 미국 종합채권지수를 추종하는 AGG의 실효 듀레이션이 5.80년(2026년 6월 말)이니, 같은 지수를 벤치마크로 둔 펀드가 6.3년이라면(가정) 대략 0.5년 길게 가져간 셈입니다. 수단도 현물만은 아니어서, 국채 선물이나 금리 스와프로 금리 민감도만 덧붙이기도 합니다. 운용 코멘트에 add duration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채권을 샀는지 파생상품을 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duration risk는 신용위험(credit risk)과 짝을 이루는 말입니다. 부도 걱정이 사실상 없는 미 국채도 이 위험은 온전히 집니다. long the long end는 커브의 장기 구간을 사서 들고 있다는 말로, 앞의 long은 "매수 포지션", 뒤의 long은 "만기가 긴"이라는 뜻입니다. 표에서 만기는 15배(2년→30년)인데 수정 듀레이션은 8배에 조금 못 미칩니다(1.89→14.63). 비례하지는 않아도 같은 액면이면 장기물이 훨씬 큰 금리 베팅입니다. 그래서 데스크는 포지션 크기를 DV01(금리 1bp 변화에 따른 가격 변화, 달러 기준)로 맞춰 말합니다. 액면 100만 달러면 2년물은 1bp에 약 189달러, 30년물은 약 1,463달러입니다.

"We're long the long end, so every 10bp backup in 30-year yields takes about 1.5% off the position."

장기 구간을 들고 있어서, 30년물 금리가 10bp 오를 때마다 포지션 가치가 약 1.5%씩 깎인다.

표의 30년물 기준으로 14.63 × 0.10%p ≈ 1.46%. backup은 금리가 오르는 것(가격은 하락)을 가리키는 채권 데스크의 말이고, 반대 방향은 rally입니다. 채권에서 rally는 가격 상승, 곧 금리 하락입니다.

2022년: 듀레이션이 청구서를 보낸 해

미 재무부 고시 기준 10년물 수익률은 2021년 말 1.52%에서 2022년 말 3.88%로, 30년물은 1.90%에서 3.97%로 올랐습니다. 같은 운용사의 두 ETF 성적이 듀레이션의 뜻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미국 투자등급 채권시장 전반을 추종하는 AGG는 2022년 −13.06%, 만기 20년 넘는 미 국채만 담는 TLT는 −31.41%였습니다(순자산가치 기준). TLT는 사실상 국채만 담으니 이 손실에 신용 문제는 끼어 있지 않습니다.

"None of that loss came from defaults; it was pure duration risk."

그 손실 가운데 부도에서 나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순전히 듀레이션 위험이었다.

2022년 장기 국채의 손실을 설명할 때 전형적으로 쓰는 구조입니다. pure는 "다른 요인이 섞이지 않은"이라는 강조이고, 같은 자리에 rate risk, interest-rate risk가 번갈아 옵니다. 대비되는 짝은 credit risk입니다.

같은 2026년 6월 말 팩트시트 기준 실효 듀레이션은 AGG 5.80년, TLT 15.31년입니다. 2022년 당시와 시점이 달라 정밀한 대응은 아니지만, 듀레이션이 2.6배 긴 쪽이 2.4배 크게 잃었습니다. 같은 자료에서 TLT의 가중평균 만기는 26.03년으로 듀레이션과 10년 넘게 차이 납니다. 듀레이션을 만기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실제 펀드 숫자로 확인되는 장면입니다.

금리 상승 폭은 오히려 2년물(0.73%→4.41%, +368bp)이 30년물(+207bp)보다 컸습니다. 그런데도 가격 충격은 장기물 쪽이 몇 배 컸습니다. 2021년 말 금리로 액면가 채권을 가정하면 수정 듀레이션은 2년물 약 2.0, 30년물 약 22.8이고, 그해 상승 폭을 한 번에 적용해 가격을 다시 계산하면 2년물 약 −7%, 30년물 약 −36%입니다(시간 경과와 이자 수입은 뺀 계산). 쿠폰과 수익률이 낮으면 현금흐름의 무게가 만기 쪽으로 쏠려 듀레이션이 길어집니다. 30년물은 지금(14.63)보다 1.5배 넘게 예민한 상태에서 충격을 맞은 셈입니다.

청구서는 이듬해 은행에도 날아왔습니다. 2023년 3월 8일 실리콘밸리은행(SVB) 지주사는 매도가능증권 210억 달러어치를 매각해 세후 18억 달러 손실을 반영한다고 밝혔고, 이틀 뒤 은행이 폐쇄됐습니다. 연준의 사후 검토 보고서는 실패 요인으로 증권 포트폴리오의 금리위험 관리 부실과, 금리 상승에 대비한 헤지를 걷어 낸 결정을 짚었습니다.

한 끗 더: 테크주가 long-duration asset인 이유

이 단어의 진짜 재미는 채권 밖에서 나옵니다. 시황 기사는 성장주와 테크를 long-duration assets라고 부릅니다 —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자산이라는 뜻입니다. 현금흐름이 멀수록 할인율(금리) 변화에 현재가치가 크게 흔들리므로, 채권의 논리가 주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금리가 뛸 때 테크가 유독 얻어맞는 이유를 한 단어로 설명하는 표현이라, 매파적 서프라이즈가 나온 날의 기사에서 특히 자주 만납니다.

한국 실무에서는

국문 리서치도 "듀레이션 확대/축소"를 그대로 씁니다. 영문으로 옮길 때의 정형은 We maintain a modest overweight in duration.(듀레이션 소폭 확대 포지션 유지) 같은 문장이고, 고객 설명에서는 "금리 1%포인트 상승 시 약 D% 하락"이라는 어림셈으로 풀어 주는 것이 가장 잘 통합니다.

내부 관리에서는 듀레이션을 '년' 그대로 두기보다 DV01로 바꿔 한도를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목마다 만기와 액면이 달라도 "1bp에 얼마"로 환산하면 운용역과 리스크 관리 부서가 같은 숫자를 놓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long the long end는 국문으로 옮길 때 문맥을 봐야 합니다. 단순 보유라면 "장기물 매수 포지션", 벤치마크 대비 비중을 늘린 것이라면 "장기물 비중 확대"가 자연스럽습니다.

SELF-CHECK — 어림셈 한 번

듀레이션 5인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금리가 50bp 상승했습니다. 가격 변화는 대략?
(a) −0.5%   (b) −2.5%   (c) −5%

정답 확인

(b) −2.5%. 5 × 0.50%p = 2.5%, 방향은 금리와 반대입니다. (c) −5%는 100bp 상승일 때의 값입니다.

SELF-CHECK — 어림값과 실제값

표에서 30년물(수정 듀레이션 14.63)의 금리 +100bp 어림값은 −14.63%입니다. 가격을 처음부터 다시 계산하면 실제 하락 폭은?
(a) 14.63%보다 크다   (b) 14.63%보다 작다   (c) 정확히 같다

정답 확인

(b) 작다. 재계산 값은 −13.14%입니다. 가격-금리 곡선이 아래로 볼록해서 금리가 오를수록 듀레이션이 줄고, 하락 속도도 느려집니다. 반대로 금리가 100bp 내리면 +16.39%로 어림값보다 더 오릅니다. 이 차이를 메우는 것이 컨벡시티입니다.

SOURCES — 근거 자료

NOTE표와 본문의 듀레이션·가격 변화·DV01은 해당일 par yield를 쿠폰으로 하는 반기 이표 액면가 채권을 가정해 계산한 값이며, 실제 발행 종목의 수치와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2022년 2년물·30년물의 가격 하락(약 −7%·−36%)은 2021년 말 액면가 채권에 그해 금리 상승 폭을 한 번에 적용해 다시 계산한 값이고, 비율(2.6배·2.4배 등)도 위 숫자로 계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