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 물가 기사에서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그 앞에 붙는 형용사입니다. 그중 sticky는 비유가 아니라 애틀랜타 연은이 매달 계산해 발표하는 범주이고, transitory는 연준이 2021년에 성명에서 지워 버린 단어입니다. 형용사가 정책 논쟁의 좌표입니다.
Sticky Inflation — 'sticky'는 비유가 아니라 측정된 범주입니다
내일 8월 소비자물가가 나옵니다. 숫자가 뜨고 나면 기사의 첫 문장은 대개 이런 모양입니다 — "물가가 여전히 끈적하다", "물가가 식고 있다". 근원물가 편에서 헤드라인과 코어 중 어느 숫자가 주어 자리에 오느냐가 논조를 정한다고 했는데, 그 숫자 앞에 붙는 형용사가 두 번째 좌표입니다. sticky, transitory, entrenched — 이 세 단어는 느낌이 아니라 각각 근거를 갖고 있습니다.
형용사 사다리 — 어느 칸에 놓느냐가 곧 주장이다
물가에 붙는 형용사는 대략 온도 순으로 늘어섭니다. 내려가는 쪽은 cooling(식는), easing(둔화하는), moderating(완화하는)이고, 올라가거나 버티는 쪽은 elevated(높은 수준의), hot(뜨거운), sticky(끈적한), stubborn(완강한), entrenched(뿌리내린) 순으로 강도가 올라갑니다.
여기서 elevated와 sticky는 다른 말입니다. elevated는 수준이 높다는 관찰이고, sticky는 잘 안 내려온다는 성질에 대한 주장입니다. 수준이 높아도 빠르게 내려오는 중이면 sticky가 아니고, 수준이 낮아도 몇 달째 제자리면 sticky입니다. 기사가 어느 쪽을 썼는지 보면 기자가 물가를 "지금 높다"로 보는지 "안 내려온다"로 보는지가 갈립니다.
"Inflation is elevated but easing; the worry is that the last mile turns sticky."
물가는 높은 수준이지만 둔화하고 있다. 걱정은 마지막 구간이 끈적해지는 것이다.
sticky는 실제로 측정된다 — 애틀랜타 연은의 두 바구니
sticky를 그저 비유로 읽으면 절반만 아는 것입니다. 애틀랜타 연은은 CPI 품목을 가격이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로 갈라 두 개의 지수를 만들고, CPI 발표 당일 오전에 함께 내놓습니다. 가격을 자주 안 바꾸는 품목을 모은 것이 sticky-price CPI, 자주 바꾸는 품목을 모은 것이 flexible CPI입니다. 집세나 보험료처럼 한 번 정하면 한참 가는 항목이 앞쪽, 휘발유나 항공료처럼 매주 출렁이는 항목이 뒤쪽입니다.
7월 수치가 이 구분의 쓸모를 보여줍니다. 끈적한 쪽은 전년 대비 2.8%, 무른 쪽은 4.7%였습니다. 헤드라인 3.4%가 근원 2.5%보다 높았던 이유가 여기서도 같은 모양으로 나옵니다 — 에너지처럼 무른 항목이 전체를 밀어 올린 겁니다. 그런데 방향은 반대였습니다. 7월 한 달만 연율로 환산하면 끈적한 쪽이 3.5% 올랐고 무른 쪽은 6.0% 내렸습니다. 표면은 식는데 바닥은 데워지던 달이었다는 뜻이고, 기사가 sticky underneath(속은 끈적한)라고 쓰는 장면이 정확히 이런 경우입니다.
"Headline cooled on falling gasoline, but the sticky-price measure firmed — the underlying trend has not budged."
휘발유 하락으로 헤드라인은 식었지만 끈적한 물가 지표는 오히려 굳어졌다. 기조는 꿈쩍하지 않았다.
transitory — 연준이 성명에서 지운 단어
transitory는 "일시적인"이라는 뜻입니다. 물가가 올라도 공급 병목처럼 곧 풀릴 요인 때문이면 금리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이 한 단어에 담깁니다. 2021년에 이 단어는 연준의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그해 11월 3일 FOMC 성명은 "Inflation is elevated, largely reflecting factors that are expected to be transitory." (물가가 높은데 대체로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회의인 12월 15일 성명에서 그 문장이 사라졌습니다. 자리를 대신한 것은 "…have continued to contribute to elevated levels of inflation." (…이 계속해서 높은 물가에 기여했다)입니다. 원인이 곧 사라진다는 말이 빠지고 "계속됐다"가 들어온 겁니다. 성명 두 장을 나란히 놓으면 형용사 하나가 빠진 자리에서 정책 전환이 시작된 기록이 남습니다. 그 뒤로 transitory는 영어 기사에서 조심스럽게 쓰이거나, 아예 the T-word라는 반어적 별명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Few officials are willing to call this spike transitory again."
이번 급등을 다시 일시적이라고 부르려는 당국자는 거의 없다.
한 끗 더: entrenched와 anchored — 기대가 굳는다는 말
사다리의 맨 위 entrenched는 참호(trench)에서 온 말로, 물가 상승이 임금과 가격 결정 관행에 파고들어 스스로 굴러가는 상태를 뜻합니다. sticky가 "안 내려온다"라면 entrenched는 "구조가 됐다"입니다. 중앙은행이 가장 피하려는 단어라, 연설에서 이 말이 나오면 강한 대응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힙니다.
반대편에는 anchored(닻이 내려진)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목표로 돌아온다고 믿는 상태이고, 그 믿음이 흔들리면 inflation expectations are becoming unanchored(기대 인플레이션의 닻이 풀리고 있다)라고 씁니다. 배를 붙잡아 두는 닻과 참호, 두 은유가 물가 논쟁의 양 끝을 지킵니다. 명목·실질 편에서 본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이 이 "닻"을 시장 가격으로 재는 도구입니다.
"So long as expectations stay anchored, a supply shock need not become entrenched inflation."
기대가 닻을 유지하는 한, 공급 충격이 뿌리내린 물가로 번질 필요는 없다.
한국 실무에서는
국문 기사는 sticky를 "끈적한 물가"로 직역하기도 하고 "물가의 하방 경직성"이라는 학술적 표현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후자가 정확하지만 기사에는 전자가 더 많이 보입니다. transitory는 "일시적"으로 굳었고, entrenched는 "고착화"가 대응어입니다 — "물가 고착화 우려"라는 헤드라인이 정확히 entrenched inflation입니다.
영문 코멘트의 정형은 Headline should keep falling on base effects, but we see the sticky component holding near 3%, which argues against an early cut.(기저효과로 헤드라인은 계속 내려가겠지만 끈적한 부분은 3% 부근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조기 인하 논거를 약화시킨다) 같은 문장입니다. base effects(기저효과)는 작년 같은 달 숫자가 높거나 낮아서 생기는 착시로, 물가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어휘입니다.
SELF-CHECK — 형용사 고르기
헤드라인 물가는 석 달째 내려오는데 근원물가가 3.0%에서 꿈쩍하지 않습니다.
기사에 가장 알맞은 형용사는?
(a) transitory (b) sticky (c) entrenched
정답 확인
(b) sticky. 수준이 아니라 "안 내려온다"는 성질을 말하는 자리입니다. (a) transitory는 곧 사라질 것이라는 정반대 주장이라 맞지 않고, (c) entrenched는 임금·가격 결정에 파고들어 자체 동력을 얻었다는 훨씬 강한 진단이라 근원물가가 제자리라는 사실만으로는 과합니다. 형용사를 한 칸 올려 쓰면 기사가 하지 않은 주장을 하게 됩니다.
SOURCES — 근거 자료
- 애틀랜타 연은 — Sticky-Price CPI — 가격 변경 빈도로 품목을 끈적한 쪽과 무른 쪽으로 나눈 지수. 2026년 7월 기준 끈적 2.8%, 무른 4.7%(전년 대비), 7월 연율은 각각 +3.5%·−6.0%.
- 연준 — 2021년 11월 3일 FOMC 성명 — "factors that are expected to be transitory" 문장이 남아 있던 마지막 성명.
- 연준 — 2021년 12월 15일 FOMC 성명 — transitory가 빠지고 "continued to contribute to elevated levels of inflation"으로 바뀐 성명.
- BLS — 2026년 7월 소비자물가 — 헤드라인 3.4%, 근원 2.5%의 출처.